대법원 2023도17590 및 광주지방법원 2025노2116 (최종 무죄)
1) 사건 개요 (A씨와 B씨 사이의 사건 전개)
- A씨 (피고인): 전남 나주 D농협의 전 경제상무 (2014년 1월 퇴사)
- B씨 (피고소인): D농협의 현직 조합장
- 사건 전개:
- 2014년 2월, 퇴사한 A씨가 산악회 기부행위로 인해 조합장 B씨 측으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먼저 고발을 당함.
- 2014년 8월, A씨는 B씨가 조합원들에게 수박을 돌리고 개인 명의로 축·부의금을 보내는 등 농업협동조합법을 위반했다며 '맞고발'을 진행함.
- 이 과정에서 A씨는 재직 시절 확보해 둔 CCTV 녹화자료 및 B씨의 이름, 주소, 계좌번호 등이 담긴 꽃배달내역서, 거래내역확인서 등을 수사기관에 증거로 제출함.
2) 사실 원인 및 문제점 정리
- 제3자 정보 포함: 제출된 증거 자료에는 피고소인(B씨)뿐만 아니라 돈을 송금받은 중도매인, 조합원 등 사건과 아무 상관 없는 수많은 제3자의 개인정보가 필터링 없이 포함되어 있었음.
- 사적 동기 의혹: A씨는 향후 조합장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토론회 등에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사용할 목적으로 재직 시절 해당 자료들을 수집·보관해 왔음.
3) 보도자료 및 행정처분
본 사건은 수사기관에 증거를 제출한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상 형사처벌 대상인 '누설'에 해당하는지를 두고 8년간 공방을 벌인 끝에 최종 무죄를 확정받은 사건
행정처분 및 관련 법령 (형사 책임)
1) 개인정보처리자의 위반 행위
- B씨(조합장)의 범죄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업무상 알게 된 조합 내부 자료(CCTV, 금융 거래 전표 등)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외부(수사기관)에 무단 유출함.
2) 위반 법 조문
- 개인정보 보호법 제59조(금지행위) 제2호: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는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벌칙) 제5호: 제59조 제2호의 규정을 위반하여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소송 (형사 소송 경과)
| 심급 | 사건 번호 | 판결 결과 | 주요 판단 근거 |
| 원심 (1심) | 2017고정445 | 유죄 (벌금 500만 원) | 부정한 목적이 없어도 '누설' 자체로 처벌 가능. 법률의 착오나 정당행위 불인정. |
| 항소심 (2심) | 2017노2205 | 무죄 | 수사기관에 증거를 내는 것은 '누설'이 아님. 이를 처벌하면 국민의 수사 협조가 위축됨. |
| 상고심 (대법원) | 2018도1966 | 유죄 취지 파기환송 | 수사기관에 냈더라도 동의가 없었다면 법리적으로 '누설'은 맞음. 2심이 법리 오해함. |
| 환송 후 2심 | 2022노2565 | 유죄 (벌금 500만 원) | 대법원 취지에 따라 유죄 판결. 사적 선거 목적이 크고 보충성이 없어 정당행위 부정. |
| 재상고심 (대법원) | 2023도17590 | 무죄 취지 파기재환송 | '누설'은 맞지만 '정당행위'에 해당하기에 처벌할 수 없음. 실질적 공익성과 현실적 불가피성 인정. |
| 최종 판결 | 2025노2116 | 무죄 확정 | 대법원의 정당행위 법리를 수용하여 최종 무죄 판결. |
1) 원고(검사)의 주장
- 과거 판례(구 공공기관 개인정보보호법)에 비추어 볼 때, 동의 없이 타인의 정보를 알지 못하는 자(수사기관)에게 넘긴 것은 명백한 누설이다. 사적 보관 목적이 뚜렷하므로 처벌해야 한다.
(1) 구법과 신법의 본질적 취지 동일성
- 2011년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 폐지되고 통합된 「개인정보 보호법」이 제정되었으나, '개인정보의 누설을 금지하여 정보주체를 보호하겠다'는 본질적인 입법 취지와 목적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법 조문의 표현은 일부 달라졌을지라도, 궁극적으로 개인정보를 함부로 퍼뜨리지 말고,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남용하지 말라는 지향점은 신·구법이 완벽히 일치한다.
(2) 실질적 구성요건의 동일성
- 현행 개인정보 보호법 제71조 제5호, 제59조 제2호 위반죄는 구법 제23조 제2항, 제11조 위반죄와 비교했을 때, 범행 주체가 '공공기관 직원'에서 '일반 개인정보처리자'로 확장되고 조문에서 '부당한 목적'이라는 표현이 삭제되었을 뿐, 나머지 행위 형태와 구성요건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
(3) 수사기관 제출 행위 역시 명백한 '누설'
- 구법과 신법에서 '누설'이란 "아직 해당 개인정보를 알지 못하는 타인에게 이를 알려주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한다. 아무리 범죄를 수사하는 국가기관(수사기관)이라 할지라도, 고소·고발 단계에서는 피고소인의 개인정보를 알지 못하는 '타인'에 불과하다.
- 따라서 고소장에 다른 정보주체의 개인정보를 첨부하여 경찰서에 제출할 때,
①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② 관련 법령에 정한 적법한 절차(영장 등)를 거치지 않았다면,
이는 예외 없이 개인정보의 ‘누설’에 해당한다.
(4) 사적 보관 및 남용에 따른 처벌 필요성
- 피고인은 과거 상무 재직 시절 업무상 알게 된 CCTV, 꽃배달 내역 등의 개인정보를 퇴사 후까지 사적으로 보관하고 있었다. 수사기관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 자체가 무조건 금지되는 것은 아니며, 압수수색 영장이나 법적 사실조회 등 '합법적인 절차'를 밟아 가져오게 했어야 마땅하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향후 조합장 선거 출마라는 사적 이익을 위해 자료를 무단 반출·보관하다가 고소장에 마음대로 적어 유출했으므로, 이는 명백히 처벌받아야 하는 위법 행위이다.
2) 피고인(A씨)의 주장
- 변호사 자문을 거쳐 공익적 비위를 고발하기 위해 수사기관에 증거로 제출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조각되는 정당행위(형법 제20조)에 해당한다.
3) 대법원 및 최종 판결 요지 (무죄 판정 5대 요인)
"법을 위반한 '누설'은 맞으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이므로 처벌할 수 없다."
- 공익성: 제보를 통해 실제 조합장의 불법 행위가 밝혀져 처벌됨으로써 조직의 투명성이 제고됨.
- 민감정보가 아님: 공개된 장소의 CCTV 및 꽃배달 내역 등은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민감정보가 아님.
- 제한성: 일반 대중이 아닌 비밀 준수 의무가 있는 '수사기관'에만 한정적으로 제공되어 재유출 위험이 낮음.
- 현실성: 고소·고발 시 증거물 내 피고소인의 개인정보를 일일이 동의받고 제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함.
- 이익 비교형량: 침해된 개인정보의 권리보다 '깨끗한 선거와 조합 운영'이라는 사회적 이익이 훨씬 큼.
수행팀 의견
[1] 결과론적 무죄 판결의 문제점?
- 이번 판결은 '실질적 정의'와 '공익 실현'을 위해 형법상 정당행위를 폭넓게 인정해 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결과가 성공하면 정당행위로 무죄, 실패하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유죄가 되는 위험한 선례를 남긴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 특히 내부 직원이 퇴사 시 공익 제보용이라는 주관적 명목으로 기업의 데이터나 CCTV 영상을 사적으로 보관하는 행위에 면죄부로 오용될 수 있으며, 이는 기업의 데이터 반출 방지(DLP) 정책 등 내부 통제 시스템을 무력화할 우려가 있다.
[2] 데이터 보관 방식의 위법성
- 개인정보보호법 제21조 및 제25조에 따르면 CCTV 영상은 목적 달성 후(통상 30일 이내) 파기되어야 마땅하다. 퇴사한 상무가 이 영상을 사적 매체에 지속해서 보관하고 있었다는 점은 명백한 기술적·관리적 보호조치 위반이다.
- 만약 A의 저장매체가 해킹당하거나 분실되어 유튜브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 제3자에게 2차 유출되었다면 사생활 침해로 이어졌을 것이다. 법원이 고발의 정당성에만 매몰되어 데이터 보관 방식의 위법성을 지나치게 경시한 것은 정보보호 측면에서 아쉽다고 느껴진다.
[3] 대법원이 제공 대상을 '수사기관'으로 한정한 이유
-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정당행위를 인정한 핵심 배경은 정보의 도달처가 '수사기관'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피고인이 이를 유튜브나 언론에 폭로했다면 법적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마녀사냥 등 심각한 사회적 파장을 낳았을 것이다. 이는 정보보호와 개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사적 구제가 아닌 공적 제도를 이용해야 한다는 법원의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으로 해석된다.
[4] 디지털 증거 확보 방법 필요
- 일반 개인이 구체적인 증거 없이 말로만 고발하면 수사기관이 착수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개인이 위험하게 데이터를 사적 복제·유출하도록 방치할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안전하고 적법한 기술적/제도적 창구가 마련되어야 한다.
- 공익신고 전담 플랫폼 및 증거보존신청 제도 활성화: 국가 기관에 해당 플랫폼의 로그나 CCTV 자산에 대한 '증거보존'을 즉시 신청할 수 있는 간소화된 시스템 프로세스 구축
- 수사기관 제출용 자동 마스킹 툴 제공: 고발자가 증거를 제출할 때 사건과 무관한 제3자의 정보(얼굴, 타인 계좌 등)를 손쉽게 비실명화하여 제출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 개발
5. 마무리
(추후 팀원들의 추가 의견과 토론 내용을 종합하여 최종 결론 작성 예정)